한미사이언스는  경기도 화성시 수원과학대학 신텍스(SINTEX) 1층 그랜드 볼룸에서 제51기 정기주주총회를 진행했다. 사진=심우민 기자 [뉴스락]
한미사이언스는 경기도 화성시 수원과학대학 신텍스(SINTEX) 1층 그랜드 볼룸에서 제51기 정기주주총회를 진행했다. 사진=심우민 기자 [뉴스락]

[뉴스락] 비가 오는 궂은 날씨, 의결봉이 세 번 두드려지며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이 막을 내렸다. 결과는 주주제안측 임종윤‧임종훈 형제의 완승으로 돌아갔다.

오늘(28일) 한미그룹 경영권 다툼의 마침표, 한미사이언스 제51기 정기주주총회가 경기도 화성시 수원과학대학 신텍스(SINTEX) 1층 그랜드 볼룸에서 진행됐다.

이날 주총은 본래 오전 9시 시작 예정이었으나, 의결권 위임장 집계 및 위임장 확인 절차가 지연되면서 3시간 30분 늦어진 오후 12시 30분경부터 진행됐다.

주주제안측 (좌)임종윤 (우)임종훈 형제가 한미사이언스 주총장에 입장했다. 사진=심우민 기자 [뉴스락]
주주제안측 (좌)임종윤 (우)임종훈 형제가 한미사이언스 주총장에 입장했다. 사진=심우민 기자 [뉴스락]

주총장에 먼저 모습을 들어낸 건 주주제안측이다. 지난 25일 한미그룹 사장직에서 해임된 임종윤(장남), 임종훈(차남)은 오전 8시 40분경 현장에 도착해 9시 10분경 입장했다.

오전 10시 10분에는 이우현 OCI그룹 회장이 주총장에 입장했다. 송영숙 회장은 건강상의 이유로 주총 현장에 불참했으며, 임주현 부회장도 함께 불참했다.

이우현 회장은 주총장에 입장하며 "(한미그룹과 OCI그룹의) 통합이 잘 이뤄져 설명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며 "(형제 측과의 갈등상황을) 잘 해결해나가는 방향으로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우현 OCI 회장은 한미사이언스 주총장에 입장하기 전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심우민 기자 [뉴스락]  
이우현 OCI 회장은 한미사이언스 주총장에 입장하기 전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심우민 기자 [뉴스락]  

본격적으로 주주총회를 시작하며 한미사이언스는 지난해 실적보고를 비롯해 △감사보고 △영업보고 △제51기 제무제표 승인 보고 △내부회계관리제도 운영 실태 보고를 진행했다.

송영숙 회장의 불참으로 신성재 한미사이언스 전무가 의장 대리를 맡아 주총을 진행했다.

이번 주총의 핵심, 경영권을 둘러싼 표대결 제2호의안 '이사 선임의 건'은 12시 50분경 시작됐다. 한미그룹 임주현 부회장과 OCI그룹 이우현 회장을 포함한 이사 6명의 선임안과 임종윤‧종훈 형제를 포함한 5명의 이사 선임 주주제안이 맞붙었다.

해당 안건은 다득표순으로 이사진 최대 6명을 선임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제2호의안 진행은 처음부터 삐걱거렸다. 신 전무가 주주제안측(임종윤)에게 주주제안 관련 이사 선임 배경 설명을 부탁하자, 임종윤 전 사장은 날이 선 모습으로 대응했다. 사회자를 맡은 한미그룹 관계자가 등기이사가 아닌 신 전무를 소개하며 '전무이사'라고 발언했기 때문이다.

그는 "사기 아니냐. 한미의 수준이 참담하다. 2-7 임종윤 접니다. 한미사이언스 분할될 때부터 12년 정도 한 것 같은데, 지금은 외각에서 쉬고 있습니다. 2-8 한미약품에서 평생을 바쳤습니다. 제 동생(임종훈)입니다...(중략)"라며 "이상 제7호부터 11호까지의 후보자들의 설명을 급조해 마치겠다"고 말했다.

발언권을 얻은 다른 주주도 "미등기임원은 권한대행자가 될 수 없다는 고등법원 판례가 있다"며 신 전무를 지적했다.

이후 투표 집계 프로그램에 문제가 발생하며 주총은 다시 늘어졌다. 14시 20분경 주총은 정회를 선언했다. 14시 40분경 한 주주는 투표 집계 프로그램에 문제가 발생해 지체되고 있는 상황에서 양측 합의하에 수기로 진행하는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임종윤‧종훈 형제의 주주제안으로 추천된 이사 5명이 주주들의 과반 득표를 획득하며 이사회에 진입했다. 사진=심우민 기자 [뉴스락 편집]
임종윤‧종훈 형제의 주주제안으로 추천된 이사 5명이 주주들의 과반 득표를 획득하며 이사회에 진입했다. 사진=심우민 기자 [뉴스락 편집]

15시 2분 표결 집계가 완료됐다. 의결권 위임 등으로 참석한 주주는 총 2160명, 주식수는 5962만 4506주로 전체의 88%로 집계됐다.

결과는 임종윤‧종훈 형제의 주주제안으로 추천된 이사 5명이 주주들의 과반 득표를 획득하며 이사회에 진입했다. 임주현 부회장, 이우현 OCI 회장을 포함해 한미사이언스측이 추천한 이사 후보 6명은 이사회 진입에 실패했다.

의결봉은 세 번 두드려졌다.

OCI측은 주총 결과를 받아들이며 통합 절차를 중단하고 향후 통합 재추진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주총 폐회 이후 임종윤·종훈 형제는 "너무 오랜시간 기다리게 해서 죄송하고 앞으로 이런 주총은 없을 것"이라며 "해야할 일이 많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임종윤·종훈 형제는 주총 폐회 이후 짧은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사진=심우민 기자 [뉴스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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