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2024년 새학기가 밝았다. 매년 3월은 교육업계의 전통적 성수기로 통한다.

그러나 올해 교육업계의 입가에 미소는 없다.

저출생·고령화 등 사회구조적 문제로 학령인구가 줄어들고, 코로나19 시절을 거치며 교육시장 환경이 급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이를 꽉 물고 돌파구를 찾아 나서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는 예견된 일이었다.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국내 합계출산율은 2015년 1.24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16년부터 하락세를 이어오고 있다.

올해는 0.6명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도 나온다.

심각한 인구 감소 상황과 함께 2020년 시작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교육업계는 패러다임의 변화를 맞이했다. 학습 수요는 오프라인 교육에서 온라인으로 이동하는 전환기를 겪었다.

당시 업계는 '에듀테크'에 주목했다. 에듀테크는 교육(Education)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교육에 ICT기술을 접목해 학습 환경과 교육 서비스를 개선하거나 학습자의 성과 제고를 위해 활용되는 기술을 의미한다.

에듀테크 분야의 선두기업은 웅진씽크빅이다. 웅진은 마치 팬데믹을 예견한 듯 2014년 디지털 전환을 선언하며 에듀테크를 준비해왔다.

추격에 나선 대교도 주력 상품에 에듀테크를 더하고 있지만 매출과 수익성 등 차원에서 아직 유의미한 결실은 내놓지 못했다. 팬데믹을 기점으로 쉽사리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교육업계는 새로운 과도기에 들어섰다. 엔데믹을 맞아 학습 수요는 다시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이동했다.

<뉴스락>은 교육업계 패러다임의 변화 속 뒤바뀐 추격자와 도망자, 웅진과 대교의 경쟁 속으로 들어가봤다.

뉴스락 특별기획. [뉴스락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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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테크' 힘준 웅진씽크빅·대교, 지난해 외형·내실 모두 하락세

웅진씽크빅·대교 2019~2023 매출 변화 추이. 자료 금융감독원 제공 [뉴스락 편집]
웅진씽크빅·대교 2019~2023 매출 변화 추이. 자료 금융감독원 제공 [뉴스락 편집]

'에듀테크'가 승패를 갈랐다.

웅진과 대교의 성적표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기점으로 엇갈렸다.

2014년 디지털 전환을 선언한 웅진은 에듀테크를 전면에 내세우며 코로나19 기간 동안 매서운 기세로 성장했다. 2022년 역대 최고 매출(9333억원)을 달성한 웅진의 일등공신은 2019년 말 론칭한 인공지능(AI) 학습 플랫폼 웅진스마트올이다.

그러나 지난해 웅진은 외형과 내실 모두 챙기지 못했다. 학령인구 감소라는 사회구조적 한계와 함께 엔데믹으로의 전환, 신제품 출시 지연 등 악재가 겹쳤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웅진의 지난해 매출액(8900억원)은 전년대비(9333억원) 4.6%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55억원)은 전년대비(275억원) 79.8% 대폭 하락했다.

웅진씽크빅 관계자는 "2023년은 엔데믹을 맞아 학습 수요가 오프라인으로 이동하는 전환기를 겪었다"며 "전반적으로 교육기업들은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에듀테크 후발주자인 대교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기점으로 성장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특히 2020년 매출과 수익성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개년 매출액은△7619억원 △6270억원 △6383억원 △6830억원 △6597억원이다.

2019년까지는 흑자였던 영업이익(293억원)도 2020년 적자 전환했다. 4년간 영업이익은 △-280억원 △-283억원 △-499억원 △-27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만 본다면 매출액(6597억원)은 전년대비(6830억원) 1% 감소했다. 영업이익(-277억원)은 전년대비(-499억원) 45% 개선했지만 여전히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다만 주력사업인 눈높이의 경우 지난해 4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대교의 적자는 에듀테크 관련 투자 확대와 관련이 깊다.

이 회사는 코로나19 기간 동안 에듀테크 관련 투자를 공격적으로 진행하며 대교 써밋, 눈높이, 차이홍, 솔루니 등 다양한 디지털 학습 제품을 확보했다.

대규모 투자로 인해 외형과 수익성은 하락했지만, 교육사업 매출액 중 디지털 제품 비중은 2019년 9.3%에서 현재 30%대까지 상승했다.

대교 관계자는 "2020년 이후 코로나로 인한 대면학습 수요의 감소로 매출이 줄어든 상황에서도 디지털 전환을 위한 공격적인 개발투자를 통해 디지털 학습서비스 역량을 구축해왔다"며 "디지털 학습 브랜드 대교 써밋 등에 대한 광고마케팅 비용 집행 등으로 인해 적자가 지속됐다"고 말했다.

교육시장 패러다임의 변화, 웅진씽크빅·대교 '돌파구' 모색

(좌)웅진씽크빅 본사 전경 및 이봉주 대표, (우)대교 본사 전경 및 강호준 대표. 각사 제공 [뉴스락 편집]
(좌)웅진씽크빅 본사 전경 및 이봉주 대표, (우)대교 본사 전경 및 강호준 대표. 각사 제공 [뉴스락 편집]

웅진은 에듀테크 제품을 고도화하고 성인·글로벌 교육시장 진출을 통해 장기적인 성장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먼저 대표 제품인 전 과목 인공지능(AI) 학습 플랫폼 '웅진스마트올'에 다양한 프리미엄 솔루션을 추가해 회원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웅진은 앞서 △프리미엄 독서 솔루션 △문해력 전문 솔루션 △전문교사의 1대1 대면 관리 등의 기능을 추가하며 학습 포트폴리오를 강화한 바 있다.

성인·글로벌 교육시장도 강화한다. 지난 2021년 웅진은 글로벌 성인교육 플랫폼 '유데미'의 국내 사업 독점권 제휴를 따내며 국내 서비스를 론칭했다. 이를 통해 교육 비즈니스 타겟층을 지속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시장에는 증강현실(AR)로 책 속 그림 등을 구현해 제공하는 독서솔루션 'AR피디아'를 전면에 내세웠다. 웅진은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 전자제품 전시회 CES 2024에서 AR피디아를 선보였다.

해당 제품은 3회 연속 'CES 혁신상'을 수상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AR피디아에 '겨울왕국', '주토피아' 등 월트디즈니 지식재산권(IP)를 활용한 시리즈를 추가할 예정이다.

웅진씽크빅 관계자는 "다양한 프리미엄 솔루션을 오픈한 웅진스마트올의 회원 확대와 신규 디즈니 시리즈를 출시하는 증강현실 독서 솔루션 AR피디아의 판매 증대 등을 통해 전체적인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듀테크 관련 상품 (좌)웅진씽크빅 '웅진스마트올' 및 'AR피디아' PR 사진 (우)대교 '써밋' 및 '눈높이 스쿨ONE' PR 사진. 각사 제공 [뉴스락 편집]
에듀테크 관련 상품 (좌)웅진씽크빅 '웅진스마트올' 및 'AR피디아' PR 사진 (우)대교 '써밋' 및 '눈높이 스쿨ONE' PR 사진. 각사 제공 [뉴스락 편집]

대교는 전통적인 학습지 사업에 국한되지 않고 매출 다각화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올초 강호준 대교그룹 대표는 신년사에서 "팬데믹 기간 대면교육서비스의 대안으로 주목받았던 디지털학습서비스도 대면학습이 가능해진 지금은 외면당하며 손익 악화에 힘들어 하는 상황"이라며 "준비해온 체질 개선에 속도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당사가 체질 개선을 위해 꺼내든 카드는 해외진출과 시니어 학습 사업이다.

대교의 기존 해외사업에는 눈높이러닝센터의 글로벌 버전 '아이레벨 러닝센터'가 있다. 미국, 중국, 영국 등 총 19개 국가에 515곳이 구축·운영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회사 측은 베트남 교육 시장에 진출한다고 밝혔다.

대교에 따르면 지난 1월 베트남에서 아이돌봄 및 튜터 매칭 서비스를 운영하는 야호랩과 협업해 아이레벨을 현지 출시했으며, 오는 4월에는 베트남 호치민 타오디엔에 프리미엄 국제 유치원 '엘리스'를 오픈할 예정이다.

대교 관계자는 "베트남은 젊은 인구가 많아 교육 시장에 상당한 잠재력이 있는 국가"라며 "한국 교육에 대한 높은 신뢰를 갖고 있는 학부모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베트남에 국제 유치원을 개설했다"고 말했다.

시니어 사업 '대교뉴이프'는 대교의 새로운 비전이다.

이 회사는 지난 2022년 시니어 학습을 위한 대교뉴이프를 론칭, 지난해 7월에는 시니어 사업부문을 분사하며 대교뉴이프를 독립법인으로 신설했다.

대교뉴이프는 '세상에서 가장 큰 시니어 학교'를 모토로 장기요양보험 서비스부터 시니어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요양보호사교육원, 시니어 전문 인력 육성, 인지강화 콘텐츠 개발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현재 직영 21개 센터와 프랜차이즈 7개 센터를 총 28개가 운영되고 있으며, 2022년 433명이 수강했고 지난해에는 293명이 수강했다.

대교는 올해 상반기 요양보호사 자격취득반과 요양보호사 보수교육을 운영할 계획이다. 또한 올해 중으로 시니어 전용 가구, 건강기능식품 등 시니어 대상 사업 보폭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대교 관계자는 "주력 사업의 BM은 회복에 접어들었다"며 "불필요한 판관비를 줄이면서 고객의 니즈를 만족시키는 신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생성형 AI의 시대, 디지털 대전환 '에듀테크'의 전망은?

2019~2030 글로벌 에듀테크 시장 전망. HolonIQ, 삼일PwC경영연구원 제공 [뉴스락 편집]
2019~2030 글로벌 에듀테크 시장 전망. HolonIQ, 삼일PwC경영연구원 제공 [뉴스락 편집]

최근 삼일PwC경영연구원은 '초개인화 학습의 혁명이 시작된다 : 에듀테크' 보고서를 통해 에듀테크 시장이 향후 급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생성형 인공지능(AI)의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2030년 글로벌 에듀테크 시장 규모가 약 8000억 달러(약 1068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CAGR)은 14.64%로 예측했다.

국내 에듀테크 시장도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1년 7조3257억원에서 연평균 8.5% 성장해 2025년 9조9833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르면 국내 에듀테크 시장의 성장세는 유망하다.

다만 △사교육 위주의 시장 발전 △제품의 낮은 인지도 △대형사업자들에 집중된 매출 등이 향후 업계가 해결해 나가야 할 과제로 지목됐다.

연구원은 민관 협력을 강조했다. 국내 에듀테크 산업이 이제 막 개화하는 단계이기에 정부의 역할과 비전이 매우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교육부는 지난해 2월 디지털 교육혁신을 위해 '디지털 기반 교육 혁신 방안'을 신규 정책 분야로 추가한 바 있다. 교실의 변화를 이끌기 위해 정부는 2025년부터 AI 디지털 교과서 도입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모든 교사들이 에듀테크를 활용해 '모두를 위한 맞춤 교육'을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디지털 교육의 핵심 정책으로 교사 연수 및 에듀테크 생태계 조성을 제시했다.

이후 9월에는 '에듀테크 진흥방안'을 발표했다. 당시 정부는 2021년 7조3000억원 규모의 국내 에듀테크 시장이 연평균 8.5%의 성장률을 보이며 2026년 11조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삼일PwC경영연구원 관계자는 "정부는 기업들이 개발한 에듀테크 제품 및 서비스의 효과를 검증하는 시스템을 마련해 시장의 신뢰를 얻을 수 있어야 할 것"이라며 "필요한 자원과 네트워크를 제공해주고 양질의 교육 데이터와 콘텐츠에 대한 표준화 및 보안 체계를 마련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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