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재계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는 가운데, 제약·바이오 산업 분야가 경영권 승계의 교두보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올해엔 주요 그룹 오너 3세들이 제약·바이오 계열사에서 중책을 맡아 역할론이 거론된다. 

최근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의 장남 신유열 전무를 롯데바이오로직스 사내이사로 선임하면서 롯데바이오로직스가 '그룹 신성장동력'임을 여실히 드러냈다. 

신유열 전무가 한국 롯데그룹 계열사에서 등기임원이 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뉴스락>이 롯데그룹의 3세 경영권 승계의 발판이자 미래 캐시카우 역할로 부상 중인 롯데바이오로직스 현 주소와 전략에 대해 알아봤다. 

오너 3세 신유열 전무, 등기이사 첫 등장...롯데바이오로직스에 쏠리는 무게추

(좌)이원직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 (우)신유열 롯데바이오로직스 전무. 롯데바이오로직스 제공 [뉴스락 편집]
(좌)이원직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 (우)신유열 롯데바이오로직스 전무. 롯데바이오로직스 제공 [뉴스락 편집]

신유열 전무는 이달 초 롯데바이오로직스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현재 신 전무는 롯데바이오로직스에서 글로벌전략실장 자리를 역임하고 있다.

등기 이사의 경우 미등기 임원과는 다르게 기업의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에 참가해 경영 활동에 대한 법적 책임을 져야 하는 자리다.

이에 이번 이사회 입성을 통해 신 전무는 바이오 사업 경영의 키를 쥐고 빠른 경영 승계를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롯데그룹은 헬스앤웰니스, 모빌리티, 지속가능성, 뉴라이프 플랫폼 등을 4대 신성장동력으로 설정한 뒤 관련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특히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022년 6월 설립한 뒤 불과 1년여 만에 매출 2000억 원대를 올리는 성과를 내며 효자 계열사로 등극했다.

15일 롯데지주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액이 1728억 원, 순이익 487억 원을 기록했다. 4분기 매출을 포함할 경우 2000억 원은 거뜬히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신 전무가 롯데바이오로직스 이사회에서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된 만큼 바이오 분야 신사업 투자 및 추진이 더욱 활력을 띄울 것으로 보인다.

신 전무와 함께 롯데바이오로직스 이사회에 합류한 인물들도 주목할 만하다.

이번 인사에서 롯데바이오로직스는 강주언 롯데바이오로직스 전략기획부문장 상무보를 사내이사로, 서승욱 롯데지주 신성장팀장 상무를 기타비상무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강 상무보는 롯데바이오로직스 초기 멤버로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사업전략그룹장을 역임한 바 있다. 미국 시러큐스 생산 사이트 인수를 이끌었던 인물이다.

서 상무는 롯데지주 미래성장실 핵심 인재로 미래성장실 산하 신성장팀을 이끌고 있다.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 출신으로 롯데지주에서 M&A를 주도하는 ESG경영혁신실 등을 거쳤다.

올해 신 전무는 새로 선임된 인물들과 함께 성공적인 경영성과를 내는 것에 주력할 것으로 예측된다. 실제 신 전무는 상반기 롯데그룹 VCM, CES2024 등에 연달아 참석하는 등 활발한 외부활동을 펼치고 있다.

첫 국내 대외 활동으로는 '메가 플랜트'인 인천 송도 바이오 플랜트 1공장 착공식이 될 전망이다. 이번 착공식을 시작으로 인력 확충과 위탁개발생산(CDMO) 수주 활동 등 전반적인 사업을 관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신 전무는 다양한 글로벌 투자 경험을 토대로 그룹 중장기 비전과 신성장 동력 발굴, 미래 신사업 확대의 중책을 수행할 예정이다"며 "향후 미래성장 핵심인 바이오 사업 경영에 글로벌 CDMO 기업으로의 성장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메가플랜트' 송도공장...CDMO 시장 주역 노린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롯데바이오로직스 송도 조감도, 미국 시러큐스 공장 전경. 롯데바이오로직스 제공. 사진을 클릭을 하시면 확대해서 볼 수 있습니다. [뉴스락 편집]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롯데바이오로직스 송도 조감도, 미국 시러큐스 공장 전경. 롯데바이오로직스 제공. 사진을 클릭을 하시면 확대해서 볼 수 있습니다. [뉴스락 편집]

이달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신 전무의 첫 국내 대외활동이 되는 인천 송도 1공장 착공식을 위해 대규모 공개 채용을 진행하고, 송도에 임시사무실을 마련하는 등 사업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앞서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023년 10월 체결한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의 토지매매 계약에 따라 2030년까지 송도 11공구 KI20 블록에 3개의 바이오 플랜트를 건설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해당 공장을 통해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총 36만 리터 항체 의약품 생산 규모를 갖춰 2030년까지 매출 1조 5000억 원, 영업이익률 30%, 기업가치 20조 원을 달성하는 글로벌 CDMO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송도 1공장은 12만 리터 생산 규모의 동물 세포 배양 시설로 설계돼 오는 2025년 하반기 준공하고, 2026년 말 우수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GMP) 승인을 거쳐 2027년 가동할 방침이다. 현재 잠실에 위치한 본사도 공장 완공 시 송도로 이전할 예정이다. 

당초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말 첫 착공을 목표로 했으나 부지 매입시기가 밀려 일정이 다소 지연되기도 했다.

현재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송도 IBS타워 내 임시사무실을 마련한 뒤 엔지니어, 테크니션, IT 등 관련 인력이 잠실과 송도를 오가며 준비 작업을 진행중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송도 사이트를 기업 목표 달성을 위한 핵심 인프라로 삼아, 글로벌 스탠다드 의약품 생산 역량을 갖추고 신규 고객사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인천국제공항과 인천항에 대한 접근성, 수도권 인프라, 바이오 클러스터 활성화 등 여러 이점을 지닌 송도국제도시를 중장기 계획 실현에 적합한 전진기지로 삼았다.

이원직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는 "글로벌 바이오 클러스터의 역할을 하고 있는 송도국제도시에서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새로운 미래를 그려나갈 수 있어 기쁘다"며 "계획 중인 바이오 플랜트 조성을 차질없이 진행해 글로벌 CDMO 시장의 주역으로 자리매김하도록 더욱 발전하고 끊임없이 정진하겠다"고 밝혔다. 

해외 공장 증설 등 광폭 투자 행보...안으론 ESG 경영에도 집중

롯데바이오로직스 제공. 사진을 클릭을 하시면 확대해서 볼 수 있습니다. [뉴스락 편집]
롯데바이오로직스 제공. 사진을 클릭을 하시면 확대해서 볼 수 있습니다. [뉴스락 편집]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위탁개발생산(CDMO) 전문업체로 나아가기 위해 인천 송도 공장을 조성할 뿐 아니라 꾸준한 시러큐스 공장 증설과 투자로 실적을 발돋움하고자 나선다.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설립 초 빠른 매출을 낼 수 있던 배경에는 2022년 12월 BMS로부터 미국 뉴욕주 시러큐스 공장을 인수하며 제품 생산 계약을 성사함으로써 CDMO 사업의 기틀을 마련한 것이 가장 크다.

시러큐스 공장은 420명 이상의 고도로 숙련된 바이오 인력을 보유했으며, 3만 5000리터 규모의 의약품 원액을 생산할 수 있다. 64개국 이상에서 GMP 승인을 획득했다.

이에 롯데바이오로직스는 공장 인수와 함께 시설 및 인력을 확보하고 BMS의 기존 생산 의약품을 계속 생산하면서 5년의 사업기간 단축 효과를 냈다.

유형덕 롯데바이오로직스 사업운영부문장은 지난해 11월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2023 제약바이오 포럼'에서 바이오 후발주자로서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차별성과 단계별 성장 전략을 소개한 바 있다.

유 부문장은 "시러큐스 공장은 항체의약품접합체(ADC) 생산서비스를 위해 2023년 항체의약품 접합공장 증설을 시작했다"며 "2024년 4분기에는 항체의약품 접합공장증설을, 2025년 1분기에는 항체의약품 접합공장 우수 의약품 GMP 준비를 완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시러큐스 이외 북미 거점 확대도 검토 중이다.

미국 보스턴, 샌프란시스코 등 핵심 바이오 클러스터로 손꼽히는 지역에 위탁개발 사무소를 구축, 고객 접근성을 높여 수주 경쟁력도 강화할 전략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자체 역량 강화와 함께 잠재력 있는 바이오 벤처와의 상생을 위해 오픈 이노베이션을 적극적으로 확대하며 ESG 경영 본격화에도 나아간다.

지난해 4월 롯데바이오로직스는 ADC 플랫폼 개발 전문 기업 '피노바이오'에 지분 투자를 진행해 전략적 업무 파트너십을 맺고 ADC 플랫폼 기술 개발 및 생산 협력 시너지를 강화하기 위한 상생 모델을 만든 바 있다.

2023년 7월에는 국내 바이오 벤처 '카나프테라퓨틱스'와 ADC 기술 플랫폼 구축을 위해 손을 맞잡았다. 양사는 향후 1년간 기존 링커 및 페이로드에 대한 새로운 ADC 기술 플랫폼 구축을 위해 공동 개발을 진행한다.

이처럼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 플랜트 단지에 바이오 벤처 회사들을 위한 '바이오 벤처 이니셔티브' 조성으로 지속적인 협업을 통해 ESG 전체를 아우르는 상생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할 방침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국내 우수한 바이오 벤처와의 협력으로 R&D 역량 강화를 통한 국내 신약 개발 포트폴리오 다각화라는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신약 개발부터 상업 생산에 이르는 제약바이오 산업 밸류 체인 전반에 기여할 것이다"며 "앞으로 다양한 잠재 고객사를 대상으로 본격적인 수주 활동에 나설 계획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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