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일 : 2010년 3월 11일 (독일) /감독: 페오 알라닥/ 각본: 페오 알라닥 /수상: 독일 영화상 최고의 영화, 독일 영화상 최고의 여자주연, Tribeca Film Festival Award for Best Actress

[뉴스락] 떠날 수밖에 없던 그녀, 잔혹한 결말과 맞이하다

영화의 제목을 본 후 몇가지 질문을 던질 수 있다. ‘그녀는 언제 떠났는가’, ‘왜 그녀는 떠나야만 했는가’ 등이다.

영화에서 주인공은 이슬람 문화가 강한 사회에서 남편을 만나 가정을 꾸리며 살아간다. 그러나 그녀의 가정생활은 순탄치 않아 보인다. 그녀는 남편으로부터 폭력과 원치 않는 성관계 등을 요구당하며 살아간다.

이러한 그녀에게는 삶의 이유같은 존재가 있다. 아들 ‘챔’이다. 그녀는 결국 아들 챔을 데리고 시댁을 떠나게 된다. 시댁과 남편의 폭압에 못이긴 처사다.

주목할 점은 이슬람 문화에 존재하는 ‘명예살인’이다. 이는 이 영화의 쟁점이기도 하다. 명예살인이란 이슬람 문화권에서 집안의 명예를 더럽힌 여자를 집안 사람이 죽이는 것을 뜻한다.

이토록 가부장적인 문화가 또 있을까. 유교적 가풍이 강한 우리나라에서도 혀를 내두를 만한 전통이다. 현지에서는 명예살인을 저지른 피의자가 기소되더라도 무죄를 선고받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한다.

돌아간 친정에서도 다시 그녀를 시댁으로 돌려보내려 한다. 남편으로부터 폭력을 당한 것을 알고도 ‘출가외인’이라며 모르쇠로 일관한다. 작품에 등장하는 친정은 그녀가 시댁에서 돌아온 것 그 자체를 집안의 명예를 더럽힌 것이라 여긴다.

이슬람 교도들은 이러한 행동을 자연스레 생각한다고 한다. 가부장적 정도(?!)를 수치화 시켰을 때 세계적으로도 다소 높은 편에 속할 우리나라의 경우보다 곱절은 심해 보인다. 왜 이토록 심한 가부장적인 제도가 존재할까.

이슬람(종교)의 제도화에 그 정답을 찾을 수 있다. 이슬람은 그들에게 종교이기보다는 생활 그 자체다. 이슬람은 광범위한 문화권을 통치하기 위해 여성을 피해자로 내세우며 희생을 강요한 것처럼 보인다.

영화에서는 희생을 여성에게만 국한시키지 않는다. (다소 스포가 포함돼 있음) 결국 그녀의 친오빠는 흉기를 챙겨 그녀를 죽이러 나선다. 그녀의 뒤에서 오빠가 흉기를 휘두르는 순간 삼촌을 알아본 ‘챔’은 인기척을 내고, 그녀는 흉기가 자신을 향하는 순간 뒤로 돌아선다.

이슬람 명예살인의 잔혹성을 더하기 위한 마무리로 보인다. 한편으로는 결국 여타 남성들과 같은 성인으로 자라날 아이를 피해자로 설정함으로써 해당 문화의 근절을 표하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감독의 의도야 어찌됐든 영화 말미 오열하는 그녀의 눈물은 이슬람 문화에 대한 여성들의 뜨거운 성토로 보인다. 그들에게 죄가 있다면 여성으로, 이슬람 문화권에 태어난 것이 전부인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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