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교과서, 학습서적을 출판하는 교학사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비하 논란으로 연일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교학사는 지난 2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시된 노 전 대통령의 사진이 SNS를 중심으로 퍼지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해당 사진은 2010년 방영된 KBS 드라마 ‘추노’에서 도망 노비에게 낙인을 찍는 장면에 노 전 대통령의 얼굴이 합성된 사진이다. 이 사진은 교학사가 지난해 8월20일 출판한 ‘한국사능력검정' 고급 참고서에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교학사는 즉각 입장문을 통해 “편집자의 단순 실수로 제대로 검수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가족과 노무현 재단을 직접 찾아 뵙고 사죄의 말씀을 올리겠다”고 밝혔다.

교학사의 사과문에도 여론을 싸늘했다. 특히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노무현 재단은 교학사에 대한 법적 조치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사자인 민주당과 노무현 재단 뿐만 아니라 국민들 사이에도 의심의 눈초리가 퍼지고 있다. 교학사가 밝힌대로 단순 실수라기에는 노 전 대통령의 사진이 다소 적나라 하다는 것이다.

또한 해당 사진은 극우 성향의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에서 노 전 대통령을 조롱하기 위해 만든 여러 이미지 중 한 장으로 유명 포털에 ‘노무현 노비’라는 검색어로 검색할 경우 찾을 수 있다는 점에 교학사의 사죄에 진정성을 의심하는 시선이 적잖다.

아울러 해당 교과서를 출판하기까지 검수, 편집의 과정 등 교정이 필수적임에도 이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것은 단순 실수라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특히 교학사가 과거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왜곡은 물론 친일, 독재를 미화한 전력이 있어 ‘직원 단순 실수’라는 해명을 믿을 수 없다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

교학사는 과거 ‘노무현 대통령과 정부가 법치의 규범을 약화시켰다는 비난을 받았다’, ‘행정수도 건설 특별법을 밀어붙였다’ 등의 서술로 비난을 받았다.

또한 2013년 보수학자들이 중심이 돼 만든 교학사 교과서에 ‘위안부가 일본군 부대를 따라다니는 경우가 많았다’라는 표현이 게시돼 물의를 빚었다.

이에 교육부는 이듬해 1월 수정심의회를 열고 교학사 한국교과서에 대해 700여건의 수정권고를 내렸다. 당시 기술은 ‘강제로 끌려다니는 경우가 많았다’로 수정됐다.

당시 학회의 비난은 거셌고, 혹평은 연일 이어졌다. 교학사는 학교 교과서 채택에 있어 부진을 면치 못했다.

한국사능력검정시험 참고서를 발간하는 교학사가 한국 근현대사를 제대로 검정하지 못한 탓일까. 정말 해당 실무자의 단순 실수였을까.

이번이 처음이 아닌 고인에 대한 모독과 역사 왜곡이 어린 학생들에게 심어질까 우려스럽다. 교학사가 밝힌 전량 회수 방침이 미봉책으로 느껴지는 이유는 이미 SNS상으로 퍼질대로 퍼진 사진을 어린 학생들에게 이미 노출됐다는 점이다.

시위를 떠난 활은 돌아오지 않는다. 교학사가 쏘아올린 ‘역사 왜곡’의 활이 자라나는 학생들의 심장에 꽂힐까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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