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 코미디, 드라마 감독 : 이재규 주연: 유해진, 조진웅, 이서진, 염정아, 김지수, 송하윤, 윤경호 개봉일 :2018년 10월 31일 관객수 : 5,294,119명 (2019년 1월 8일 기준). 사진=네이버 영화 이미지 다운로드

[뉴스락] 사적 영역, 어디까지 존중 받아야 할까

“사람은 누구나 3개의 삶을 산다, 공적인 하나... 개인적인 하나... 그리고 비밀의 하나...”

영화에선 사람의 삶을 3개로 분류한다. 처음 이 대사를 듣고나선 ‘개인적인 것과 비밀의 영역은 무슨 차이일까’ 싶었다.

영화 속 이들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함께 자라온 절친, 그리고 그들의 배우자 또는 연인들은 수년간 교류를 해오며 나름 두텁게 친분을 쌓아왔다 믿고 살아가는 이들이다. 아마도 현실 속에도 이러한 관계는 무수히 많을 것이다.

오랜만의 모임에서 서로 선물과 덕담을 주고받는 ‘보기 좋은(?)’ 이들의 모습이지만, 월식이 일어나는 동안 스마트폰을 공개하자는 제안으로 인해 ‘사적 영역의 공적화’는 그렇게 시작된다.

처음엔 그저 그런 뒷담화, 감추고 싶었던 금전적 손실 등 찜찜하지만 웃어넘길 수는 있었던 내용이 공개됐다면, 후반부로 갈수록 걷잡을 수 없이 폭로되는 비밀의 사이즈는 커진다.

영화는 단계적으로 메시지를 준다. 하나는 월식이 일어나는 달의 모습처럼 사람은 밝고 아름다운 면만 보이고 싶어하는 경향이 강하지만, 그 뒷면에는 보이고 싶지 않은 어두운 부분이 더 많다는 것.

그 다음으로는 달의 뒷면 즉, 사적 영역이 존중받을 수 있는 범위에 대해서다. 영화 속에선 불륜 등 누가 봐도 비도덕적이고 지탄받아야 할 일들이 폭로돼 극단적인 연출을 보여줬다. 그러나 우리 일상에서는 사실 사적인 영역이 어디까지인지 모호할 때가 더 많다. 그래서 더 복잡하다.

물론 비도덕적이거나 법에 저촉되는 부분이라면 비밀의 영역 및 개인적인 영역으로서 존중받을 자격이 없다. 하지만 그것이 아닐 때에도 우리는 수많은 관계 중, 특히 가족 또는 연인처럼 매우 가깝다고 여겨지는 관계에서 사적 영역에 대한 의식 차이로 수없이 다투게 된다.

나로서는 사생활에 해당하는 영역이라고 판단되지만 가까운 이에게 그러한 것은 서운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반대로 상대방이 일정 영역에 대해 거리를 두는 것에 내가 서운함을 느낄 수도 있다.

“연인 또는 가족 사이라면 당연히 비밀은 없어야지”, “아무리 가깝더라도 각자의 성향이 있기 때문에 사적 영역은 존중해야지”...두 가지 상반되는 관점에서 정답은 없다.

다만 내가 가진 사적 영역이 존중받기 위해선 먼저 상대방의 영역을 진정 존중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영화는 파국인지 행복인지 알 수 없는 결말로 끝났지만(스포가 아니다), 우리는 자신을 위해서, 상대를 위해서라도 끊임없이 이해를 거듭해야 하는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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