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를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특히나 삼성의 경영승계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어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1년 삼성그룹 계열사들과 퀸타일즈트랜스내셔널사의 합작으로 세워진 바이오 의약품 생산전문 기업이다. 현재 제일모직이 43.44%, 삼성전자가 31.4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15년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당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분식회계를 통해 기업가치를 뻥튀기 시켰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연일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었지만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미래가치를 높게 평가한 것.

배경에는 이재용 부회장의 승계가 밀접히 연관돼 있는 듯 하다. 이 부회장은 승계에 있어 본인을 대표하는 시그니처 사업이 필요했던 모양새다. 아버지 이건희 회장의 반도체처럼 말이다.

2015년 합병 당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최대주주는 제일모직(46.3%). 제일모직의 최대주주는 이 부회장이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기업가치가 높을수록 합병에 있어 이 부회장이 주도권을 가지게 되는 셈이다.

두 기업의 합병 비율은 삼성물산 1주당 제일모직 0.35주로 당시 삼성물산의 3대주주 앨리엇을 비롯해 주주들은 합병비율에 반대의사를 표했다. 하지만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던 국민연금이 이 부회장의 손을 들어줘 결국 합병에 성공했다.

어렵사리 합병에 성공했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이 부회장에게 칼을 겨누는 듯 하다.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1년여만에 풀려난 이 부회장 앞에 놓인 가장 큰 악재는 단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논란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저명한 교수진까지 내새워 금감원의 조사 결과에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이에 금감원과의 정면 승부는 예정된 수순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금감원의 대립을 보며 어떠한 생각을 하고 있을까.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 부회장에게 ‘독이 든 성배’ 처럼 보인다. 경영 승계를 위한 시그니처 사업으로 여겼던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오히려 이 부회장의 목줄을 조여오고 있다.

아버지가 일궈놓은 반도체 사업은 호황을 맞았고 삼성의 대표 사업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승계를 위해 아버지의 행보를 따랐던 이 부회장의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자칫 승계에 지장을 줄 수 있는 골칫거리로 전락했다.

독이 든 성배를 이미 들이켜버린 이 부회장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혐의에 가장 촉각을 세우고 있는 것은 금감원도, 금융위도 아닌 이 부회장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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