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동나비엔 서울 여의도 본사 전경. 사진=김재민 기자

[뉴스락] 미국 오하이오주에서 일산화탄소에 중독된 일가족이 사망한 가운데 경동나비엔 온수기에서 발생한 일산화탄소라는 현지 경찰 발표가 나와 논란이 되고 있다.

15일 인사이트코리아 보도에 따르면 미국 오하이오주 콜롬버스의 제노아 타운십(Genoa Township) 경찰과 소방당국은 최근 발생한 라이터(Reitter) 일가족 사망 사건의 원인을 두고 “이 가족 집에 설치돼 있던 경동나비엔 온수기에서 나온 일산화탄소에 의한 중독”이라고 13일(현지시각) 발표했다. 현지 뉴스 링크

이달 초 제노아 타운십 경찰은 라이터 씨를 비롯한 일가족 4명과 반려견 2마리가 자택에서 사망한 것을 발견하고 수사를 진행한 바 있다.

경찰은 현장조사에서 라이터 씨가 지난해 12월 설치한 ‘나비엔 NPE-240A’ 탱크리스(Tankless) 온수기 제품에 부착돼 있던 배기관이 빠져있는 것을 발견하고 일산화탄소가 배출되지 못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실제로 소방당국 측정 결과 집 내부에서 일산화탄소 농도가 999~1200ppm의 수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수치는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의식 불명, 사망 수준에 이르게 할 수 있는 150~200ppm을 훨씬 뛰어넘는 수치다.

사망자들의 부검을 맡은 현지 검시관 역시 사망자들이 일산화탄소 포화도가 높은 상태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고, 경찰은 이들이 경동나비엔 온수기에서 발생한 고농도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사망했다고 중간 결론 내렸다.

현지 경찰은 경동나비엔 온수기 제품의 결함이나 설치 오류 여부에 대해 추가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해당 사건은 미국 소비자 안전위원회에도 보고된 상태다.

이와 관련해 경동나비엔 미국법인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자사 제품이 설치된 현장에서 사고가 발생해 유감스럽고 위로의 말을 전한다”면서 “더욱이 현지 경찰 리포트에 따르면 해당 현장은 설치 라이센스를 보유하지 않은 비전문가인 집주인이 친구와 함께 직접 설치를 했고, 설치 후 오하이오주의 법에 의해 허가를 받았어야 했음에도 그렇지 않은 상황이었다고 해 더욱 안타깝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이어 “연도(연기가 빠져나가는 통로)는 기본적으로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잠금(Locking) 구조로 이뤄져 있어 설치에 문제가 없다면 외력·외압에 의하지 않고는 이탈될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사고 원인이 정확히 밝혀질 수 있도록 향후 조사 과정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현지 일부에서는 과거 경동나비엔이 미국에서 일산화탄소 유출 위험이 있다며 온수기를 리콜한 사례에 대한 조명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경동나비엔은 자체 조사 결과 일부 온수기 제품에서 일산화탄소가 기준치 이상 유출될 가능성을 발견해 미국 소비자 안전위원회에 자진 신고해 가스보일러, 온수기 등 3400대의 제품을 리콜했다.

당시 경동나비엔이 리콜한 제품 모델 중 이번에 문제가 된 ‘NPE-240A’ 온수기는 없었다. 실제 제노아 타운십 경찰 역시 수사 발표 과정에서 이 부분을 언급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경동나비엔 측은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답변했다.

한편, 경동나비엔은 지난 2011년에도 미국에서 판매한 온수기 일부가 일산화탄소 중독 위험이 있다고 판단, 약 1만3000대를 선제적 리콜 조치했으며, 국내에서는 지난해 12월 프탈레이트 초과로 온수매트를 자체 리콜한 사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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