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 했다>라는 제목에 ‘피식’하며 웃음 지었다. 책 제목이 기가 막히지 않은가. 책장을 들춰보게 하는 매력있는 문장이다. 

실제로 읽어보니 책 전체에서 작가만의 톡톡 튀는 감각을 읽어볼 수 가 있었다. 재미있고 유쾌하다. 읽다보며 ‘씨익’하고 웃음이 나온다. 이 책은 요즘 서점가에서도 잘 나가는 베스트셀러라며 대형서점 명당자리 앞줄에 수북이 쌓아 놨다.  

책을 쓴 하완 작가는 다른 사람들처럼 열심히 돈을 벌겠다며 회사일 뿐만 아니라 일러스트레이터로 부업도 하며 살아왔다. 

하지만 그는 깨달았다. 그는 돈 버는 재능이 없는 족속이라는 것을. 수년 간 달려왔던 그는 배터리가 방전되어 퇴사를 한다. 돈 버는 것이 너무 지긋지긋해서. 그리고 에세이를 쓰기 시작한다. 사회에 발걸음을 맞출 수 없는 자신이 잘못된 인간이 아니라는 것을, 실패한 인간이 아니라는 것을 유머러스하게 담아내기 시작한다. 개그적 감각이 묻어난 그만의 삽화와 함께.

그는 이 책이 ‘야매 득도 에세이’라고 스스로 평하고 있다. 전체적인 내용은 모든 사람이 흘러가는 시류에 몸을 담그고 살아가는 것에 대해서 한번 생각할 필요가 있지 않는가하고 우리에게 말하고 있다.

그는 ‘노력’, ‘열심히 사는 삶’, ‘부자’ 등에 대한 사회적 이데올로기에 대해서 말한다. 우리는 어린 시절부터 ‘열정적으로 노력하는 삶’에 대해 세뇌를 당하고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과연 노력이 우리의 손을 들어 주는가. 노력이 성공을 보장하는가. 만족한 결과를 쥐어주는가. 그는 노력의 배신에 화가 났다고 말한다. 열심히 사니까 승패를 따지게 됐다고 말한다. ‘누가 돈을 많이 버나’ 대회라도 있는 것처럼 사람들은 경주를 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야매로 닦은 도로 이 문제에 대해서 득도 하고 있다.

우수한 대학을 가고 좋은 직장에 들어가 훌륭한 배필을 얻어 결혼하며 아이를 낳아 키우는 등의 방향성(작가는 이것을 ‘인생매뉴얼’이라고 지칭했다)에서 조금 틀어 자신만의 길을 가지는 것이 좋지 않겠냐고 이야기 한다. 남들처럼 살지 않는 것이 비참하거나 한심하거나 불쌍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남들에게 좋게 보이려 했던 것들이 더 부끄러운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게 된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자신은 나잇값은 못할 것 같다며 그만의 유머로 이야기 한다.)

그는 퇴사한 후 자유를 얻었다. 돈을 주고 산 자유다. 그는 그냥 놀고 싶어서 퇴사했다고 말한다. 그리고 충전 중이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혹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말이다. 

남들은 그런 그를 걱정한다. “인생 포기 했니?”라며 한마디씩 거든다. 그는 오히려 더 잘 살고 싶은 마음에 열심히 살지 않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원하지만 가지지 못해도 괜찮은, 가지면 좋지만 가지는 것이 삶의 목표는 아닌, 

욕심이 없지는 않지만 욕심 때문에 괴롭지 않은 그런 마음이고 싶다."

 

책을 읽는 내내 속이 시원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최선을 다하자’라는 급훈을 내려놓는 이야기들이어서 조금 숨을 쉴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조금 힘을 빼고 살아도 괜찮다고 이야기하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아졌다. 물론 그의 삶이 정답은 아니다. 모두가 그렇게 살 필요도 없다. 

하지만 의미 있는 이야기들이었고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문제들이었다. 우리는 남들보다 조금 더 잘 살기 위해 얼마나 헛되이 희망하는가.

지금, 조금 삶에 지쳐 있는가. 이 책이 적절하게 그대를 인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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