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H제약 대표의 아들 이모씨(34)가 집안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하고 약 10년간 여성들을 불법 촬영한 혐의로 경찰에 적발됐다. 이씨는 경찰 진술 과정에서 몰카 촬영이 ‘취미생활’이었다고 말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18일 서울동부지법(부장판사 권덕진)은 오전 10시30분부터 이씨를 상대로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했다.

앞서 서울 성동경찰서 여청수사팀은 이씨의 이러한 혐의들을 토대로 구속영장을 신청, 법원에 청구한 바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변기나 전등, 시계 등 자신의 집안 곳곳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집에 방문한 여성들을 몰래 촬영했다. 피해자 A씨가 이씨의 컴퓨터에서 불법 영상물을 발견하고 경찰에 고소했다.

경찰이 이씨의 집에서 노트북, 휴대전화 등 통신장비를 압수수색해 수사한 결과 영상 및 사진 수백 개가 나왔다. 이씨는 약 10년간 이 같은 범행을 저질러왔으며, 피해자는 A씨 외에 약 30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진술 과정에서 “변기 옆에 못 보던 스위치가 있어 살펴보니 메모리 비슷한 게 꽂혀있었다”면서 “카메라 발견 이후 이씨에게 항의했으나 이씨는 단순 취미생활이라면서 자신의 주변 사람들도 찍는다고 했다”고 진술했다.

A씨는 “이씨와 헤어진 뒤 영상 및 사진을 지우라고 말했으나 계속 거부당해 수치심을 느끼고, 불법촬영물이 유포되는 악몽까지 꿨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씨가 불법촬영물을 외부로 유포하거나 유통한 혐의를 쫓기 위해 서울지방경찰청에 디지털포렌식 조사를 의뢰한 상태다.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대체로 자신의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유포 목적이 아닌 혼자 보기 위해 촬영한 것”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H제약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대표님의 아들분이 맞기는 하나, 회사에 재직한 적도 없고 주식도 보유하고 있지 않아 전혀 관련이 없다”면서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기도 해 대표님께서 따로 밝힌 입장은 없는 상태”라고 일축했다.

한편, 이씨의 아버지가 경영을 맡고 있는 H제약은 1962년 설립된 중소 제약사로, 지난해 말 기준 매출액 1600억원, 영업이익 264억원, 당기순이익 133억원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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