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지주 본점. 사진=서종규 기자

[뉴스락] 우리금융지주가 5년 만에 금융지주사 출범의 숙원을 풀었다.

우리금융은 11일 우리은행을 포함한 자회사와 지주사 간 주식 이전을 거쳐 공식 출범했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지주사 전환을 발판 삼아 최고의 금융그룹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자”며 “올 한해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향후 10년, 20년이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 ‘승부사’ 손태승 회장, 금융권 판도 흔들까

우리은행의 금융지주사 전환은 숙원으로 평가받던 과제다. 우리금융은 지난 2001년 국내 최초 금융지주사로 출범했지만, 보유하던 자산운용, 증권, 보험사 등 계열사들을 잇달아 매각해 2014년 민영화가 이뤄졌다. 현재 우리은행은 카드와 종금 등 일부 계열사만 보유하고 있다.

손 회장은 민영화 후 다시금 금융지주사 출범에 박차를 가했다. 우리은행은 이른바 ‘은행 대 금융지주’의 대결구도 속에서 점차 사세를 키워 국내 4대 금융지주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지난해 금융권을 강타했던 채용비리 수사가 일단락되며 지주사 전환은 더욱 순풍을 탔다.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이 관련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지만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등 여타 금융지주 수장이 떠안고 있는 리스크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분석이다.

우리금융은 4대 금융지주 중심의 금융권 판도를 뒤흔들 것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현 금융시장은 은행이라는 단독적인 부분으로는 호실적을 기대할 수 없는 구조다.

때문에 우리금융이 증권, 자산운용 등 비은행권 계열사를 인수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양화 시킬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4일 우리은행 본점에서 열린 지주사 출범 기자간담회에서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서종규 기자

◇ 녹록치 않은 M&A 시장…손태승 회장 “소규모 회사부터 우선적으로”

손 회장은 지난 3일 범금융 신년 인사회에서 “지주사 전환 이후 안정적으로 체계를 구축하는데 주력할 것”이라며 “필요한 경우 M&A를 빠르게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9월 기준 우리은행 및 자회사의 자산은 376조 3000억원으로 4대 금융지주 중 가장 많은 자산을 보유한 KB금융지주(477조 7156억원)에 비해 다소 적다. 이같은 자산 격차는 우리은행 및 자회사가 안고 있는 과제로 여겨진다.

또한 우리금융이 현재 보험, 증권 등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지 않아 비이자부분 수익을 위한 M&A에 적극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우리금융은 롯데지주의 금산분리 원칙에 매물로 나온 롯데카드, 롯데손해보험 등의 인수 후보로 집중 거론됐다.

다만 출범 첫해인 올해 내부등급법에 비해 자기자본비율이 낮아지는 표준등급법을 적용해야 하는 만큼 사세가 큰 보험, 카드, 증권사 인수에 부담은 여전하다는 분석이다.

손 회장은 14일 열린 지주사 출범 기자간담회에서 “우리금융은 은행이 강하지만 비은행권 계열사가 취약하다”며 “비은행권 M&A를 통한 사업 다각화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만 자본비율 등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며 “출범 후 최초 1년 동안은 자산운용, 부동산신탁, 저축은행 등 규모가 작은 회사 인수를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손 회장은 거듭 1등 금융그룹으로의 도약을 강조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지주사 전환으로 사업 다각화의 초석을 다졌지만 여타 금융지주들과 차별화된 전략이 필수적이라고 분석한다.

실제 손 회장이 강조한 글로벌, 디지털, 자산관리 등 4대 성장동력은 타 금융지주들도 심혈을 기울이는 부분이다.

이와 관련 손 회장은 “기존 해외시장 외 동남아 시장을 공략하고, M&A도 추가로 진행할 예정”이라며 “지주사 출범으로 보유할 수 있는 카드, 증권, 자산운용 등도 은행과 같이 진출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지주사 출범의 해로 1등 금융그룹의 초석을 다지는 해”라며 “2~3년 내에 우리금융을 1등 금융그룹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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