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전국 약 2000명의 학생들이 먹고 식중독 증세를 보인 풀무원 푸드머스 '우리밀 초코블라썸케익'/사진=식품의약품안전처 제공

[뉴스락] 두 달 전 학교 급식에 공급된 ‘우리밀 초코블라썸케익’을 먹고 전국 약 2000명의 학생들이 식중독 증세를 보인 것에 대해 해당 공급업체 대한 행정처분이 임박한 것으로 확인됐다.

15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두 달 전 대규모 식중독 사태를 일으킨 풀무원 푸드머스 등 제조·판매 업체들에 대한 조사를 마치고 행정처분 내용을 업체 측에 최근 통지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현재 조사결과 및 행정처분 내용을 업체 측에 사전통지 했다”면서 “행정절차법에 따라 내용에 대해 업체가 소명할 기회를 주고 그것을 다시 검토해서 최종 처분 내용이 나오기 때문에 아직 결과가 정해진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현행법상 업체 측의 소명 제출 기간은 15일이다. 관계자는 “사전통지 내용에 대한 업체 측의 소명이 한 번만 가능한 것이 아니라 사실확인에 대한 내용을 주고받는 형식이기 때문에 정확한 결과 확정 일자는 아직 모른다”면서 “확실한 것은 식약처의 입장은 전달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9월 식약처·교육부·질병관리본부는 식품제조업체 더블유원에프앤비가 제조하고 풀무원 계열사 푸드머스가 유통을 담당하는 ‘우리밀 초코블라썸케익’을 먹은 전국 집단급식소 190곳 2161명의 학생들이 식중독 증세를 보였다고 발표한 바 있다.

식약처는 원료와 완제품 신속 검사를 통해 일반 살모넬라균인 ‘살모넬라 톰슨(지정감염병 원인균)’이 검출됐다고 밝혀 케이크의 생크림을 만드는 데 사용된 달걀흰자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후 식약처는 더블유원에프앤비, 푸드머스를 축산물 위생관리법 및 식품위생법에 따라 행정처분 하겠다고 밝혔다. 

또, 식중독 발생원인 제품을 제조‧사용‧판매한 제조업체를 수사해 세균‧대장균군이 초과 검출돼 살모넬라균과 같은 병원성미생물에 오염될 우려가 있음을 충분히 인지하고도 별도의 조치 없이 기준에 부적합한 난백액을 제조‧판매한 관련자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식약처의 이번 행정처분 결과가 유통업계를 비롯한 제조업계 전반에 자리 잡은 OEM/ODM 방식 개정 촉구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보고 있다.

OEM(Original Equipment Manufacturing)은 ‘주문자 상표 부착’ 방식으로, 주문자가 생산자에게 설계도를 맡겨 제품을 위탁생산하는 것을 말한다. ODM(Original Development Manufacturing)은 ‘생산자 개발방식’으로, 생산자가 주문자로부터 설계와 제조 권한을 받아와 주문자의 상표를 붙여 유통하는 방식이다.

미국에서 설계를 맡아 중국 공장에서 제조를 맡겨 대량생산을 하는 아이폰이 OEM의 대표적인 사례이며, 설계·개발 능력이 부족한 초기 중소업체가 대기업의 브랜드만 빌려 제품을 시장에 내놓는 방식이 ODM에 해당한다.

‘우리밀 초코블라썸케익’이 유통되는 데에서는 제조업체 더블유원에프앤비가 풀무원의 브랜드를 빌려 제조를 하는 방식이 적용됐다. 풀무원의 계열사 푸드머스는 중간에서 유통을 맡았다.

ODM 방식은 초기 낮은 인지도 등 이유로 시장진입이 어려운 중소업체에 진입로를 만들어준다는 점에서 중소기업을 위한 정책으로 각광 받아왔으나, 이번 사태처럼 문제가 발생할 경우 브랜드만 대여한 대기업은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책임 소재의 문제가 지적돼왔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대기업의 브랜드를 믿고 구매를 하기 때문에 제조 및 생산 방식의 차이가 있다 하더라도 대기업의 책임이 전혀 없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지난 4월 제조물책임법이 개정됨에 따라 생산업체와 공급업체의 책임이 동시에 강화되면서, OEM/ODM 방식의 개정 촉구에도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개정된 제조물책임법에서는 제조물 공급자가 피해자에게 제조업자를 고지하지 않을 경우 직접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게 되는 등 공급자·제조업자 모두에게 책임이 강화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한편, 이와 관련해 풀무원그룹 홍보팀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아직까지 전해들은 바가 없다”면서 “아직 결론이 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아마 담당 부서에서 알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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