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LG그룹 자회사 LG서브원이 전략구매관리 사업(MRO)의 분할 및 외부자본 유치 의사를 밝힌 가운데 갑작스럽게 해당 소식을 접한 LG서브원 임직원들이 고용불안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9일 LG서브원은 MRO 사업의 분할 및 외부자본 유치를 위한 주관사를 선정해 사업부문 매각을 진행하고 있음을 밝혔다.

이번 사업부문 매각은 공정위가 입법예고된 개정안을 통해 오너 일가 보유 기업의 50% 초과 자회사에 대해서도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적용한다고 발표한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LG그룹의 MRO 사업, FM(시설관리) 사업, 건설사업 등을 관리하는 계열사 LG서브원은 LG그룹과 오너 일가가 10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11.6%를 소유한 구본무 전 회장을 비롯해 구본준 부회장 7.57%, 구광모 회장 6.12%, 구광모 회장의 친아버지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3.45% 등 오너일가 및 특수관계인들이 46.68%를 보유하고 있다.

LG서브원은 지난해 매출액의 74.3%를 LG그룹 내 계열사를 통해 올렸다. LG디스플레이를 통한 매출이 1조3787억원으로 계열 매출의 33%, LG전자와 LG화학을 통한 매출도 9398억원, 8819억원으로 각각 22%, 21%나 된다. LG디스플레이, LG전자, LG화학 3개사를 통한 매출이 국내 계열사 매출의 75.5%를 차지하고 있다.

이중 이번 분할 및 외부자본 유치 대상은 MRO 사업이다. MRO 사업은 기업의 소모성 자재를 구매대행하는 서비스로, LG서브원은 MRO 사업을 통해 지난해 매출액 4조1557억원을 올렸다.

이는 LG서브원 연간 매출액 6조8939억원의 60.28%에 해당하는 수치다. 그 뒤를 건설사업이 전체 매출액 대비 29.31%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최근 새로 취임한 구광모 LG 회장이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에 따른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조기에 해소하기 위한 선제 대응으로, LG서브원 내 가장 많은 매출액을 기록하는 MRO 사업부문을 매각하는 강수를 뒀다는 분석이다.

한편, 이같은 소식을 접한 LG서브원의 임직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 1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LG서브원 매각 임직원들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작성자는 자신의 남편이 LG서브원에 재직 중임을 밝히면서 “갑작스럽게 기사를 통해 소식을 접한 남편이 현재 밤잠을 설치며 불안해하고 있다”며 “그들이 회사를 위해 흘린 땀이 헛되지 않게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해당 게시글에는 LG서브원 재직자 또는 지인으로 보이는 이들이 동의를 표하며 갑작스러운 매각 소식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댓글 중에는 “공정위에서 총수 지분 정리하랬더니 아예 매각을 하는 것인가”, “피땀 흘려 LG서브원의 현재 매출액을 달성한 직원들을 하루아침에 길바닥으로 내모는 LG그룹의 ‘인화, 인간존중의 경영’은 대체 어디 있느냐” 등의 비판섞인 내용들이 있다.

이와 관련해 LG서브원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MBK파트너스,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등 사모펀드(PEF) 일부와 매각 논의를 한 것은 맞지만 아직 확정이 아니다”라며 “아마 논의하던 매각주관사 중 한 곳에서 해당 내용이 새어나간 것 같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이어 “당사가 매각을 확정하고 일방적으로 언론이나 직원들에게 알린 것이 아닌 만큼 아직 확정된 내용이 없어 후속 조치에 대한 언급이 어렵다”며 “좀 더 절차가 확정이 되고나서 직원들과의 상생방안에 대해 회사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LG그룹은 해당 소식이 알려진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당사의 100% 자회사인 서브원은 MRO사업 경쟁력 제고 및 미래성장을 위해 MRO 사업의 분할 및 외부지분 유치를 추진하려는 것은 사실이나,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이 없다”면서 “또한 건설 및 레져 사업 관련해서는 전혀 검토한 바 없다”고 해명했다.

또, “향후 본건과 관련해 구체적 내용이 결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내 재공시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LG그룹의 재공시예정일은 10월 18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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